그리고 나
날적이 1일
날아랏
2018. 11. 12. 23:12
찬바람 덕분인지 자주 눈물이 난다
낮에 읽던 작가의 글 속에서 아빠와 대화를 나누는 글귀에 한번
집에 돌아오는 길 문득 다시 그 글귀가 생각나 한번
어릴적부터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고 따르던 나는
10년전 불의의 사고로 아빠를 보내고
불과 몇년전까지도 떼쓰기식의 방황을 했던 것 같다
아마도 그 일이 아니었으면
지금의 내 모습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후회도 했었으며
인생에 있어서 겪지 않아도 될 많은 일들을 겪었지 않았나 하며
원망도 했었다
모두 내가 정하고 내가 한 일들인데
왜 그렇게 어리석게 아빠 탓을 했을까
그리고 그런 아빠를 그리워하고 미안해 했을까
한해 한해 지날수록
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서
더 많은 행복을 주지 못해서
거실에 다리를 꼬고 앉아
쑥쓰러운듯 웃던 아빠의 모습이
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
웃는 모습이지만
늘 편치 않게 앉아있다가 가던 뒷모습
꿈속에 나오지 않는 그 모습
머릿속에서는 기억하는 그 목소리가
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아서
언젠가 나의 기억이 퇴색되면
그 목소리마저 잊어버릴까
매번 늘 입을 다물고 눈물을 참으며
목소리를 기억한다
다시 나만의 기억 속에서 머릿속에서
목소리를 조심히 들어본다 기억해본다
2018년 11월 12일